수퍼의 진로발달이론은 현재까지 등장한 진로이론 중 가장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긴즈버그 등 종전의 진로발당이론가들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수퍼이론의 가장 큰 특징은 발달을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즉, 진로발달을 여러 의사결정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인데, 이러한 여러 의사결정이 축적된 결과가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진로선택으로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수퍼이론의 14가지 기본가정
수퍼의 이론은 진로발달을 전 생애, 생애역할, 자아개념 등 크게 3가지 개념으로 이론화하였고, C-DAC모형 (진로발달의 평가와 상담 모델, Career Development Assessment and Counselling Model)을 통해 이론과 상담현장을 접목하려고 하였습니다.
1952년 미국심리학회 산하 상담심리분과 회장 선출 연설에서 자신의 이론을 요약한 10가지 명제를 소개했으며, 이후 12가지에서 14가지로 확장되었습니다.
수퍼의 진로발달이론은 다음의 14가지 가정을 토대로 합니다.
1. 각 개인은 능력, 성격, 욕구, 가치, 흥미, 특성, 자아개념 등이 서로 다르다.
2. 개인은 각자의 이러한 특징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직업에 어울리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3. 각 직업은 특정한 능력과 성격특성을 요구한다.
4. 직업선호, 역량, 여건, 자아개념 등은 시간의 흐름과 경험의 정도에 따라 변한다.
5. 자아개념의 변화과정은 성장, 탐색, 확립, 유지, 쇠퇴 등 일련의 대순환 생애단계를 거친다.
6. 진로유형의 특성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 지적능력, 교육, 기술, 성격특성, 진로성숙도, 기회 등에 의해 결정된다.
7. 특정 생애 진로단계에서 조직과 환경의 요구에 대처하는 것의 성공 여부는 개인이 이들 요구에 대처하는 진로성숙도에 달려있다.
8. 진로성숙도는 개인의 직업 발달의 정도를 나타내는 가설적인 구성개념으로, 지능보다는 간결하면서도 포괄적인 방식으로 개념화될 수 있다.
9. 능력과 흥미의 성숙을 조장하고, 현실검증과 자아개념의 발달을 도움으로써 생애단계를 통한 진로발달을 지도할 수 있다.
10. 진로발달은 직업적 자아개념을 발달시키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11. 개인과 사회적 요인, 자아개념과 현실 간의 통합과 타협의 과정은 역할수행과 피드백을 통한 학습의 과정이다.
12. 직업만족과 삶의 만족은 개인의 능력, 욕구, 가치, 흥미, 성격특징, 자아개념에 따라 다르다.
13. 직업만족도는 자아개념을 실행할 수 있는 정도에 비례한다.
14. 직업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의 중심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 영향이 부수적이거나 다른 것들이 중심이 되어 그것에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다.
진로발달이론의 상담 목표
첫째,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생애역할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통합적이고 적합한 자아개념을 형성하여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둘째, 현실에 반하는 자아개념을 검토하게 합니다.
셋째, 현실에 기반한 긍정적 자아개념을 실현시켜서 일에서의 성공, 사회적 기여, 개인적인 만족을 이끄는 진로선택을 하게 합니다.
전 생애 발달이론
수퍼는 진로를 전 생애적 측면에서 보고, 진로발달단계를 성장기, 탐색기, 확립기, 유지기, 쇠퇴기의 5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그 중 성장기, 탐색기, 확립기의 특징 및 주요 과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성장기는 출생에서 14세까지로, 가정과 학교에서 중요한 타인과 동일시하여 자아개념을 발달시키는 단계입니다. 자기에 대한 지각이 생겨나고 직업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는 것이 발달과업입니다.
하위단계는 환상기, 흥미기, 능력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환상기는 10세까지로 접하게 되는 직업이 환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고, 흥미기는 12세까지로 개인의 목표와 활동에 흥미가 주요 결정요인이 됩니다. 직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일의 세계와 관련된 자신의 이해가 점점 깊어집니다. 능력기는 일의 세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지각하게 되고 보다 풍부한 직업정보를 축적하면서 직업 성공의 요인으로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직업훈련이나 자격요건도 고려하게 됩니다.
둘째, 탐색기는 24세까지로, 자신의 욕구, 흥미, 능력, 가치, 취업기회 등을 고려하고, 학교생활, 여가활동 등을 통해 자아를 검증하며, 역할을 수행하고, 직업탐색을 시도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의 발달과업은 결정화, 구체화, 실행화입니다.
결정화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선호하는 직업의 폭을 좁혀가는 것이고, 구체화는 특정직업이나 전공을 보다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실행화는 선택한 직업분야 진입을 위해 행동을 취하는 것입니다.
탐색기의 하위단계는 잠정기, 전환기, 시행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잠정기는 17세 까지로 잠정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해본 후, 그것을 환상, 토의, 일, 기타 경험을 통해 시행해봅니다. 전환기는 21세까지로 직업선택에 있어 보다 현실적인 요인을 중시하게 되며 자아개념이 직업적 자아개념으로 전환하는 시기입니다. 시행기는 자기에게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직업을 선택해서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합니다.
셋째 확립기는 44세까지로,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를 발견해서 종사하고 거기에서 안정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로, 발달과업은 안정화, 공고화, 발전입니다.
안정화는 직장에 적응하여 자신의 업무를 만족스럽게 수행하는 것이고, 공고화는 직장에서 자신의 입지가 확고해지는 것, 그리고 발전은 높은 급여와 책임있는 지위로 승진하는 것입니다.
하위단계는 시행기, 안정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행기는 30세까지로 자신에게 적합한 분야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시기로 적합한 일을 찾아 한두 차례 변화를 시도합니다. 안정기는 진로유형이 안정되는 시기로 개인은 그의 직업세계에서 안정과 만족감, 소속감, 지위 등을 얻게 됩니다.
넷째, 유지기는 64세까지로, 개인이 안정된 속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시기입니다. 현재까지 자신이 성취한 것을 보유하고,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갱신하거나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 발달과업에 직면하게 됩니다.
다섯째, 쇠퇴기는 65세 이상으로, 개인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기능이 쇠퇴함에 따라 직업전선에서 은퇴하고 새로운 역할이나 활동을 추구하게 됩니다. 일의 수행속도를 줄이는 감속, 은퇴 이후 새로운 계획을 하는 은퇴준비, 이후의 은퇴생활이 이 시기의 발달과업입니다.
(수퍼는 5개의 주요 발달단계를 기술하기 위해 ‘대순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대순환의 발달단계 중 어느 한 단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장, 탐색, 확립, 유지, 쇠퇴를 기술하기 위해 ‘소순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개인은 어느 때고 다양한 단계를 거쳐 재순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이나 진로변경 등으로 인해 탐색단계로 돌아가 자신의 흥미와 가치를 재평가하게 되며 여러 단계를 거쳐 순환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전에 거쳐왔던 단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재순환이라고 합니다.)